2016년/일본 전국 일주

[나가사키] 햄버거와 카스텔라 그리고 야경

여행하는 대파 2019. 4. 25. 22:43

모든 일본인이 꿈에만 그리는 전설의 패스, 전일본 레일 패스를 드디어 사용합니다.

 

기간 내 최상급 신칸센 및 일부 특급 노선을 제외한 모든 JR노선, 심지어 신칸센까지 완전 무제한인 사기급 패스

 

21일에 60만원인데, 사실 작정하고 타면 21일동안 천만원 가깝게 타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굳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아도 무조건 본전은 챙길 수 밖에 없는 참 사랑스런 패스죠.

드디어 기념비적인 첫 신칸센...은 아닙니다. 신칸센은 저 멀리 보이네요

 

다음 목적지인 나가사키까지 가는 신칸센이 계획중이라고는 하는데 여전히 가망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특급 미도리를 가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드디어 도착한 목적지 사세보.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항구도시입니다.

 

이번 전일본 일주에는 크게 두가지 목표가 있는데, 하나는 일본 3대 야경 관람

 

그리고 또 하나가 일본 4극단역 방문입니다. 말 그대로 일본 JR 동, 서, 남, 북 최극단 역에 가보는 것이죠.

 

사세보역은 그 중 일본 JR 최서단에 위치한 역입니다.

 

왜 일본 최서단이 아니고 JR 최서단이냐면... 모든 일본으로 치면 오키나와에 있는 나하공항역과 그 옆에 있는 역이

 

최서단과 최남단을 모두 차지해버리는데, 이미 거기는 다녀오기도 했고

 

뭔가 일본은 JR을 좀 더 쳐주는 느낌입니다. 보다시피 최서단이라고 나무판까지 새워뒀으니까요.

 

 

사세보시는 나가사키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고, 군항과 상업항으로는 일본에서도 꽤 비중이 큰 도시입니다.

 

특히 미 해군 부대가 이곳에 있어서 외국인 비중이 아주 높은 도시이기도 하죠.

 

그래서 도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작은 규모답지 않게 꽤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서 덩달아 유명해진 것이 있으니

 

바로 이 햄버거입니다.

 

2차대전 이후 이곳에 미군이 들어온 뒤 그 미군에게 전수받아 일본 최초로 햄버거를 만든 것이죠.

 

그래서 위에 일본 최서단 JR역이라는 표지판 옆에도 햄버거가 그려져 있습니다.

 

사세보에는 꽤 많은 햄버거집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이 두 햄버거집 히카리와 로그킷입니다.

 

그 중 왼쪽의 히카리 버거로 들어가봤습니다.

 

내부도 그렇게 최신식은 아니지만 안에 들어가면 햄버거집보다는 가정식집같은 느낌이 더 강합니다.

 

햄버거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기본은 350엔으로 시작합니다.

 

주문하고 나온 스페셜 버거

 

맛은... 그야말로 일본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충격적인 맛이었습니다.

 

빵은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녹고, 양상추와 토마토는 신선하고 계란과 패티는 간이 적절합니다.

 

특히 놀라운게 마요네즈인데 수제인지 그 고소함이 놀라운 수준입니다.

 

가게 한켠에서는 이렇게 패티를 직접 만들고 계셨습니다.

 

단순히 프랜차이즈가 아닌 수제버거집이 아니라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드는 수제버거집인 샘이죠.

 

다음 열차까지 시간도 있으니 시내를 가볍게 돌아봅니다.

 

중심가는 하천을 중심으로 한바퀴 돌아도 30분정도면 다 도는 작은 지방 도시입니다.

 

일본 어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아케이드가 길게 있습니다.

 

이때는 아무래도 후쿠오카에서 바로 온 참이라 사람이 참 적구나... 했는데 이정도면 북적북적한 편이더군요.

 

이제 나가사키로 가야 할 때

 

역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역에도 로그킷 출장점이 있습니다.

 

사세보 버거 브랜드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지라, 나중에 보니 도쿄같은데도 체인점이 있습니다.

 

이곳의 버거도 완성도가 아주 높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히카리쪽이 더 좋았습니다.

 

사실 배가 부른 상태라 그런걸 수도 있습니다. 히카리버거는 진짜 너무 배고팠을 때 먹었거든요.

 

사세보에서 나가사키로 가는 길에 엄청 멋진 건물이 보입니다.

 

일본에서도 꽤 유명한 유원지 중 하나인 하우스 텐 보스.

 

북큐슈 관광 패키지에서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필수 코스 중 하나죠.

 

물론 유원지래도 네덜란드풍 건물 몇개에 정원과 놀이기구 몇 개 있는거랑

 

여기 있는 호텔이 로봇들이 접대하는걸로 유명하긴 한데 취향이니 각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분명 이름은 특급 시사이드 라이너지만 정말 낡고 오래된 열차를 타고 나가사키에 도착했습니다.

 

그 이름에서도 보이듯 큐슈 서쪽에 있는 오무라만을 따라 바닷경치를 마음껏 즐기면서 올 수 있습니다.

 

물론 저 몰골을 보면 알 수 있듯 절대 빠르지 않습니다. 속도보다는 운치가 중요하죠.

 

나가사키는 노면 전차가 있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사실 뭔가 들어보긴 했는데 검색해보면 인구수가 별로 없는 동네는 다 이 전차들이 있습니다.

 

보통 흥한 동네들은 이 전차가 교통을 방해해 다 없애지만 

 

이런 동네는 뭔가 발전은 했는데 인구수는 그렇게 늘지는 않아서 전차가 있어도 크게 방해가 되지는 않거든요.

 

물론 관광의 목적도 있습니다.

 

이번 일본 일주의 두번째 목적, 일본 3대 야경을 보기 위해 이나사야마 전망대로 달려갑니다.

 

사실 해 지기 전에 올라가서 노을을 보고 싶었는데 구름도 많이 끼고 해도 벌써 지고 있네요.

 

해 지기 전에 오려고 숙소도 안들리고 캐리어 들고 간건데 버스 정류장에서 전망대까지 거리가 좀 많이 멉니다.

 

정류장에서 전망대까지 셔틀버스도 운행하기는 하는데 1분 1초가 아슬해서 무식하게 캐리어를 들고 걸어 올라갔네요.

 

나가사키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일본 3대 야경은 나가사키와 고베, 하코다테인데요. 사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코다테를 빼면

 

나머지는 수시로 바뀌지만 얼추 정해진게 나가사키와 고베입니다.

 

공통점이라면 셋 다 바다에 있다는 점이네요.

 

사실 여행 첫날부터 날씨는 내내 별로였죠.

 

결국 산 위에 올라올 때까지 구름이 한가득인 날씨였습니다.

 

이대로는 야경을 보는건 망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도 일단은 기다려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밤이 찾아옵니다.

 

구름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낮은 구름은 거의 사라지고, 운 좋게도 제대로 된 야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륙 깊숙히 들어온 나가사키만을 둘러싸는 나가시키시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대부분 산으로 이루어진 나가사키시라 해안가에 빽빽히 큰 건물이 들어서고, 산에는 주택가들이 많이 보이네요.

 

그 다음에는, 대충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나가사키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먹으러 가봅니다.

 

나가사키를 대표하는 음식 하면 단연 카스테라죠.

 

일본 개항 후 처음으로 '빵'이라는 문화가 들어오기 시작할 때

 

일본 나름대로 빵의 원리를 분석해서 자기식으로 만든 최초의 빵 중 하나가 이 카스텔라죠.

 

나가사키에는 여러 카스텔라집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이곳 후쿠사야죠.

 

가게 내부는 매우 고급지고 조용합니다.

 

그만큼 카스텔라 가격도 꽤 비싸고요. 일단은 카스텔라 하나를 싸고 다음 먹을 것을 향해 갑니다.

 

나가사키의 명물 중 하나가 바로 차이나 타운입니다.

 

아무래도 중국과 가까워서 그런지,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은 근대가 아니라 정말 엄청 과거부터 만들어졌죠.

 

그리고 일본과 중국의 음식문화가 합쳐져 나온 음식이 바로 나가사키 짬뽕이죠.

 

다만 한국에서 한때 하얀 라면으로 유행했던 나가사키 짬뽕보다는 매운 맛이 덜합니다.

 

보다 느끼하고 국물이 진하며 양배추가 많이 들어가 더 단 맛이 강합니다.

 

그렇게 나가사키에서의 하룻밤을 뒤로 한 채, 다음 목적지인 쿠마모토로 향합니다.

 

슬프게도 나가사키에서 쿠마모토로 가는 직행 열차는 없고, 후쿠오카로 가는 특급 카모메를 타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갈아타야 쿠마모토로 갈 수 있죠. 이제 정말 본격적인 기차 여행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