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가족여행: 오키나와 9박 10일 도전기

2019. 4. 15. 23:432015년/오키나와

 

피치항공이 오키나와 노선을 개항했다는 소식을 듣고 '응 그렇구나'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대뜸 '오빠 오키나와로 가족여행 가자!!'고 제안

 

평생 생각도 안해본 오키나와를 가게 되었습니다.

 

피치항공으로 오사카 가는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오키나와 2시간을 어떻게 버티지 하고 걱정했지만

 

수면 앞에 장사 없다고 숙면을 하고 눈을 떠보니 창밖에 저런 정경이...

 

 

도착한건 6시지만 이래저래 수속하고 숙소로 와보니 8시.

 

저녁을 먹을겸 근처 오키나와 정식집에 가서 오키나와 유명 음식들을 시켜봤습니다.

 

고야 참프루, 오키나와 특제 족발, 돼지볶음밥 등 잔뜩 먹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역시 오키나와 특제 오리온 맥주

 

개인적으로 탄산이 강하지 않고 끝맛이 깔끔한 맥주를 좋아하는데

 

여기서 먹은 맥주는 칭따오도 저리가라 할 정도로 부드럽더군요

 

정말 물마시듯 마셨습니다.

 

 

오키나와의 중심 나하의 상징 모노레일

 

모노레일은 처음 보는데 정말 신기하더군요

 

 

오키나와 시가지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를 맞아주는 고양이

 

사실 오키나와에서 고양이는 정말 많이 봤습니다.

 

 

오키나와는 도자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임진왜란때 조선에서 끌려간 것으로 발전된 본토 도자기와 달리

 

이곳은 독자적인 도자기 문화에 주로 중국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색채도 화려하고 일본이나 한국의 도자기와는 약간 이질감이 있더군요.

 

그래서 중심가에도 도자기거리가 있을 정도죠

 

 

도자기거리는 도자기 가게가 잔뜩 있을 뿐 아니라

 

길거리의 타일도, 멘홀도, 펌프도 도자기로 되어 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징글징글하게 보는 고양이(2)

 

근데 너 어디 누워있는거니...

 

 

 

 

일본 하면 역시 회!

 

게다가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랑은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서

 

말할 수 없는 드립을 치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회를 먹기에는 부담이 없습니다.

 

게다가 위에 보이는게 한접시에 고작 500엔!

 

 

오키나와는 아시다시피 류큐 왕국이라는 독자적인 왕국이었습니다만 망해버렸죠

 

게다가 그 류큐 왕국의 흔적도 2차대전에서 오키나와는 가장 치열한 전투지였기 때문에

 

전후에 오키나와에는 류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류큐왕국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해서 결국 류큐왕국의 상징인 슈리성도 복구했죠

 

 

사실 슈리성은 저녁 6시까지만 개방을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운이 좋은지 저 사실을 전혀 모르고 방문했는데 딱 그날이 무슨 기념일이라고 슈리성 야간개방을 하더군요

 

그래서 류큐왕국의 전통 무용과 음악을 재현하기도 하고, 사진처럼 멋진 나하시의 야경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슈리성의 야간 조명샷만 찍을 수 있었겠죠?

 

 

그렇게 슈리성 야간 개장을 뒤로 하고 다시 역으로 가는데

 

중간에 있는 한 절에서 행사를 한 모양입니다.

 

행사가 끝나고 정리하는 중이라 매우 아쉬웠습니다.

 

행사는 류큐의 상징인 사사(사자)춤을 동네 아이와 어른들이 모여서 추는 행사더군요

 

이렇게 지역 문화를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이어가는 모습이 좋아보였습니다.

 

 

다음날은 오키나와 남부에 있는 카페, 바다의 집을 가보았습니다.

 

이곳은 오키나와에 카페 열풍을 일으킨 곳이라고 하더군요.

 

저렇게 바닷가 바로 앞에 창문을 만들어서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카페였습니다.

 

 

이곳은 바다의집과 산의집 두 카페가 연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의집은 바다 뒤에 있는 산 속에 있는 카페인데, 카페 말고도 숙박도 가능합니다.

 

다행히 제가 관광하러 갔을 때는 숙박 하는 사람은 없었네요.

 

 

오키나와 하면 태풍으로 유명한 곳이고, 실제로 제가 갔던 9~10월은 원래는 태풍의 계절이라 오키나와 여행으로는 좋은 날이 아니었는데

 

운이 좋게도 저희는 첫째날과 둘째날 빼고는 8일 내내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대신 더워 죽었지만)

 

하지만 멀리 대만/홍콩쪽으로는 태풍이 실시간으로 지나가던 터라 그 파도가 여기까지 오더군요

 

날씨는 좋았지만 조망은 썩 좋지 않았던...

 

 

저희는 오키나와 남부를 뒤로 하고 숙소인 중부의 아메리칸 타운으로 왔습니다.

 

호텔에서 잔 나하와 달리 이곳에서는 에어비엔비로 일반 숙소에서 잠을 자기로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저희 눈에 들어온 절경에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아메리칸타운 중심지 한가운데라 위치도 좋았는데 구름에 그림자가 지는 놀라운 광경까지!

 

 

그리고 근처 회전초밥집으로 가서

 

정말 메차쿠챠 먹어버렸습니다. 후후 가장 높게 쌓인 것이 저의 그릇들이죠...

 

 

러브라이브의 인기는 오키나와까지!!

 

는 사실... 오키나와는 덕후들에게는 정말 추천하기 어려운 여행지입니다.

 

여행 내내 '덕후'란 타이틀을 달 곳이 많지도 않은 오락실이 전부에요... 그 흔한 에니메이트도 동네 문방구 수준으로 딱 하나 있습니다.

 

 

저희가 여행을 왔던 추석은 슈퍼문으로도 떠들썩했죠

 

그래서 일부러 저희 집 앞에 달이 뜰 새벽 4시에 알람까지 맞춰서 겨우 찍었습니다.

 

만 폰카메라는 역시 한계네요... 그래도 눈으로 본 관경은 정말 예술적이었습니다.

 

구름의 파도 속에서 비추는 보름달은 정말 멋있네요

 

 

다음날은 오키나와 동부를 여행했습니다.

 

오키나와도 우리나라처럼 일본의 침략을 막는 것이 역사라고 하더군요

 

일본 본토의 침략을 막기 위해 만든 성터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성터가 있는 우루마시의 캐릭터인데

 

이곳이 소싸움으로 유명하다는군요. 그래서 저렇게 소로 가면라이더 비스무리하게 만들었군요

 

 

오키나와에서 가장 많이 느낀게 바다가 정말 깨끗합니다.

 

별다른 공업시설이 없다보니 바다가 더러울 겨를이 없더군요.

 

오키나와 어디를 가던 바다는 정말 이쁘다는 생각만 들었네요

 

 

그리고 수많은 섬과 다리를 지나서 도착한

 

태평양!!

 

저는 태평양을 정말 좋아합니다. 크잖아요? 대단하잖아요?

 

전에도 오사카에서 태평양 하나 본다는 일념으로 미에현까지 갔다온 적도 있었는데

 

대낮에 보는 태평양은 정말 스케일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사실

 

수평선이란게 생각보다 보기 쉬운거기는 한데,

 

그래도 '이 앞으로 쭉 가면 걸릴 것 없이 미국이 나온다'는 생각을 하면 뭔가 신기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오키나와는 맹글로브로도 유명한데 그러다보니 이렇게 신기한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날은 날씨도 좋고, 바다도 맑다보니

 

정말 말 그대로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평범한 동네 항구에서 말이죠

 

 

섬과 섬 사이를 잇는 다리도 이쁘게 보일 정도로

 

푸른 바다의 힘은 강력합니다.

 

 

 

이날의 저녁은 아메리칸타운에 있는 수제 버거집

 

오키나와는 오키나와 전통 음식도 유명하지만

 

아무래도 미군이 주둔해있다보니 아메리칸 정식들도 맛있는 집이 많더라구요

 

 

드디어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오키나와의 상징 츄라우미 수족관을 가는 길입니다.

 

오키나와의 바다는 정말 어딜 가던 한없이 파랗습니다.

 

 

이곳은 츄라우미 수족관을 가는 길에 나오는, 나고 시에 있는 휴게소입니다.

 

일본에 있는 수많은 휴게소중에 1위를 했다고 하네요.

 

이곳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도 꽤 맛있고, 휴게소 자체가 들릴 만하다고 느낀건 처음이었네요.

 

 

그리고 역시 가는 도중에 들린 '시마 도넛'

 

주부 세분이서 차린 도넛 집인데, 손으로 정성들여 만든 촉촉한 도넛이 정말 맛있는 곳입니다.

 

 

ㄷㅋ도너츠말고는 사실 제대로 된 도너츠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도 촉촉함을 잃지 않는 도너츠에 반해버렸네요

 

도너츠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가는길에 있는 '소바로드'에서 먹은 오키나와 소바

 

오키나와 소바는 우리가 흔히 아는 소바와는 전혀 형태가 다릅니다.

 

비주얼로는 오히려 라멘이나 우동 비슷해보이죠.

 

진한 돼지국물에 밀가루면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오늘의 메인 디쉬 츄라우미 수족관!!

 

단순히 큰 수족관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 규모에서 엄청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수족관 어디를 가던 보이는 저 이에지마 섬의 위치선정이 정말 놀랍기만 하더군요

 

 

수족관 자체의 내용은 다른 대규모 수족관과 큰 차이가 없지만

 

역시 츄라우미의 핵심은 고래상어 세마리가 있는 바로 이곳이겠죠

 

고래상어 한마리의 그 거대함에도 놀라움을 느꼈지만

 

그 거대한 고래상어가 세마리나 헤엄치고 있는 스케일에 보는 누구나 압도당합니다.

 

 

 

수족관 내에 있는 식물원도 볼거리가 많더군요

 

 

숙소는 인터넷에서 반값할인을 하길래 냉큼 예약했는데

 

놀랍게도 츄라우미 수족관 바로 옆이더군요. 방에서 츄라우미 수족관 건물이 바로 보여요

 

수족관이 보인단 소리는 이에지마 섬도 보인다는 소리

 

예술같은 조망에 기분도 좋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호텔의 조식 뷔페를 한번 먹어봤습니다.

 

제가 먹은건 오키나와에서 유명한 타코라이스와 기타 등등

 

 

밖을 보니 정말 그림같이 이에지마섬 위에만 구름이 떠있더군요

 

날씨도 좋아서 바다 위에 구름이 그대로 반사될 정도!

 

 

그다음에 간 곳은 만자모라는 곳입니다.

 

만명이 앉을 정도로 큰 잔디밭이라는데, 사실 잔디밭보다는 아름다운 해안절벽으로 유명한 곳이죠.

 

 

사실 여행하는 내내 날씨는 맑아도 멀리 구름은 많아서 수평선을 보기는 쉽지 않았는데

 

이날은 정말 자로 잰 듯한 깨끗한 수평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하로 돌아오는 길에 들린 요미탄 자기공방촌

 

원래 오키나와 도자기는 수도(?)인 나하 도자기거리에서 중심적으로 제작되었지만

 

국제거리 중심으로 발전을 하다보니 그곳에서 도자기를 만들기가 어려워져

 

수많은 도자기 장인들이 이곳 요미탄에 새로운 도자기촌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나하 도자기거리가 도자기를 파는 곳이라면 이곳은 정말 본격적으로 도자기를 제작하는 곳이죠

 

 

일본 하면 디저트죠? 그래서 나하 근방의 외국인 마을에서 유명한 타르트 집을 들렸습니다.

 

빠X바게트에서 먹어본 약식 타르트와는 전혀 다르네요

 

 

마지막날 돌아오는 길

 

이날 역시 정말 놀라울 정도로 날씨가 좋습니다.

 

사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 끔찍한 더위에 조금 지치긴 했지만요

 

그래도 원래는 여행의 절반 이상을 비로 보낼 수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희는 정말 운 좋은 여행을 했습니다.

 

 

한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한없이 펼쳐지는 구름떼

 

여행은 항상 오사카나 도쿄만 가봤던 저에게 이렇게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구름은 처음같았습니다.

(생각해보니 항상 날씨도 별로였던)

 

원래는 비행기에 타면 바로 잠드는게 보통인데 이날은 바다와 구름을 보느냐고 잠잘 겨를이 없었네요

 

 

 

하지만 한국을 오니 바로 악천후가 저희를 반겨줍니다.

 

그래도 그 덕에 구름과 구름 사이를 비행하는 정말 신기한 경험도 해봤네요.

 

구름 안을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구름과 구름 사이를 비행하는건 정말 처음이었어요

 

 

그래도 랜딩하고 나니 비도 그치고 날씨도 점점 맑아졌습니다.

 

사진처럼 이쁜 노을도 저희를 반겨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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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는 정말 신기한 느낌의 여행지였습니다. 날씨나 현지인들은 동남아 느낌이지만

 

시설과 문화는 일본의 느낌이었고, 또 미군기지 근처에서는 미국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네요

 

그러면서 엄청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깨끗하고 신기한 자연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덕질' 안하고 '겨울즈음'에 가신다면, 오키나와도 다시 한번 가볼만한 곳 같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