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12. 22:57ㆍ2016년/일본 전국 일주
나가사키를 더 둘러보고 싶지만 다음 목적지까지 갈 길이 바쁘므로 아침 일찍 일어납니다.
새벽부터 나가사키의 전차들은 바쁘게 움직입니다.
새벽에 눈이 오긴 했지만 나가사키는 워낙 남쪽 동네라 쌓일 틈도 없이 녹아버립니다.
정말 티도 안날 정도로 눈이 왔지만 나가사키에서 이정도면 꽤 많이 온 편입니다.
다음 목적지인 구마모토까지 가려면 신칸센을 갈아타야 합니다.
도시 두 곳을 이어줄 직행 노선이 있을 법도 하지만 나가사키에서 구마모토를 가려면 후쿠오카로 돌아가야 합니다.
열차 안에서 나가사키의 명물 나가사키 카스텔라를 먹어봅니다.
포장이 매우 이쁩니다.
나가사키 카스텔라의 특징인 설탕이 바닥에 박혀 있습니다.
이 설탕 덕분에 카스텔라만 먹어도 목이 막히거나 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다시 하카타역까지 갈 필요는 없고, 신토스역에서 신칸센으로 환승이 가능합니다.
신토스역은 나가사키선과 규슈 본선의 분기역인데 주변에는 딱히 볼 건 없습니다.
신칸센 하차역이라고 역 규모는 크긴 한데 환승하면서 크게 할 것은 없는 심심한 동네입니다.
드디어 기념비적인 첫 신칸센 탑승입니다.
이 신칸센 덕분에 후쿠오카에서 구마모토까지 1시간 넘게 걸리는 것이 30분만에 갈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구마모토 하면 뭐 구마모토성 아니면 아소산 정도였지만, 시대가 변하고 구마몬의 시대가 왔습니다.
이제느 명실공히 구마모토를 먹여살리는 구마몬. 역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구마몬들입니다.
그야말로 집 전체를 구마몬으로 꾸밀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굿즈들.
나름 현청소재지에 신칸센 정차역이지만 구마모토역의 외관은 엄청 세련된 편까진 아닙니다.
보통은 신칸센이 들어서면 기념으로 역을 증축하는데 여긴 그런게 없네요.
역도 중심가에서는 제법 멀리 떨어져있어서 한적합니다.
구마모토도 도심에 노면전차가 다닙니다.
그러고보면 규슈에서 후쿠오카 빼고 큰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나가사키, 구마모토, 가고시마 모두 전차가 있군요
여행 시작부터 내내 날씨가 별로였는데 드디어 날이 개이기 시작합니다.
구마모토 시내를 흐르는 시라카와. 구마모토는 보시다시피 뭔가 큰 빌딩가가 보이는 동네는 아닙니다.
보통은 구마모토 시내를 돌아다니겠지만 사실 별거 볼 건 없다는건 잘 알고 있고
구마모토의 명물인 아소산을 보러 달려옵니다.
저 멀리 구름 속(...)으로 보이는 산이 아소산. 일본에서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는 화산입니다.
사실 정확히는 이미 아소산이라는 거대한 칼데라의 속에 들어와있죠.
하지만 아소산이 자랑하는 분화구와 고원 지대를 가려면 또 버스를 타야 합니다.
이 버스를 타고 약 2~30분 산을 오르는 코스.
버스를 타고 올라오면 광활한 아소산 고원이 펼쳐집니다.
낮게 깔린 구름과 쌓인 눈, 그리고 갈대 밭까지. 하지만 이마저도 거대한 화산 속에 생긴 작은 화산의 일부일 뿐이죠.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눈발도 거세지고 주변도 점점 눈밭으로 변합니다.
나무들에는 새하얀 눈꽃이 피기 시작하죠.
우리 나라에서도 한라산이나 태백산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상고대지만, 이곳의 위도를 생각하면 신기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전망대가 있는 곳까지는 알고 보니 3km가 넘는 거리였고
그 속에서 카메라와 스마트폰 베터리가 추운 날씨에 광탈해서
정말 춥고 힘든 산속을 1시간 가까이 걸어가서 겨우 도착하니 세상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꿈에 그리던 분화구도 못 보고 참 가련한 신세입니다.
힘든 하루가 끝나고 숙소에서 본 구마모토성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성에는 큰 관심이 없고 구마모토는 언제든 올 수 있는 거리라 귀찮아서 안갔는데
설마 이게 마지막으로 본 멀쩡한 구마모토 성의 모습일 줄은... 설마 지진으로 무너질 거란 예상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다음날 아침. 구마모토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길가에서 구마몬을 만났습니다.
사실 구마모토 시내 골목길 어디를 돌아다녀도 구마몬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구마모토역에서 만난 또다른 귀여운 친고 쿠로이누. 말 그대로 검은 멍멍이입니다.
구마몬이 있기 전에 구마모토시를 대표하는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신칸센 츠바메를 타고 다음 목적지 가고시마를 향해 갑니다.
가고시마는 규슈 신칸센의 종점이기도 하고 일본 신칸센의 서남쪽 종단이기도 하죠.
북쪽으로는 현재 하코다테까지 이어진 상태인데 여기서 더 갈 수 있지만 가고시마에서는 더 가고 싶어도 갈 곳이 없죠.
츠바메의 내부. 대나무를 이용한 인테리어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치 일본 전통 건물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정말 이쁜 열차네요.
열차를 타고 약 한시간 정도 가고시마를 향해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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